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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로그

2023 상반기 달리기

여기서 더 나빠질 수 없는 나의 건강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한 달리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분명히 새해를 시작할 땐 '월마다 운동로그 써야지~' 했지만 보란듯이 6월이 되었고 나는 한 자도 안적었다.

사실 겨울에는 추우니까 뛰지 않다가 2월쯤 되면서 '이제 좀 움직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목표없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인간이기에 또 달리깅 소모임을 열어서 스스로를 마감 지옥에 몰아넣었다.

그동안 소모임을 운영하면서 좀 느슨하게 혼자 달리고 인증하다보니 참여자들끼리 교류도 적어 보이고, 목표가 없으니 재미가 없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파격적으로 같이 마라톤 대회 참여를 목표로 소모임을 주최했다.

근데 마라톤이라고 하니까 다들 '아 그정돈 아닌데^^;' 해서 신청률이 너무 저조했고.. 하나도 안힘들다고 거짓말 양념을 치고, 갖은 속임수를 부렸고 속아주는 분들이 있어 어찌저찌 이번에도 달리깅 7주차 마라톤 대비반이 열렸다.

 

사실 혼자 달리면 참 지루하다. 잡념이 없어지고 경치를 즐기는 것도 물론 있지만 중간에 분명히 지루한 시기가 온다. 

이럴때 같이 달리면 조금 걷고 싶다가도 옆에서 응원해주면 조금이라도 더 버틸 수 있고 같이 운동하고 맛있는거 먹고 그러면서 친해지는 재미가 있어서 자꾸만 남들 바짓가랑이 붙잡고 같이 달리자고 하는 것 같다.

 

사람들과 참가하기로한 마라톤은 '여의도벚꽃마라톤대회'. 벚꽃을 보며 한강변을 따라 달리면 너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 

근데 이상고온으로 예년보다 벚꽃이 빨리 피고 져버려서 정작 대회가 있던 4월 말에는 벚꽃잎 한 장 없는 한강에서 달려야했었던 기억^.^

 

소모임 사람들과 오프라인 모임도 가져봤다. 대회 코스 예습할겸 만났는데, 한창 피크닉 철이여서 그런지 한강 공원에 사람이 매우 많았던 기억이 난다. 

 

벚꽃은 3월 말에 절정이였고, 비가 와서 꽃잎이 다 떨어질세라 꽃구경을 얼른 나갔다. 사무실에서 대로변을 달려 석촌호수까지 갔고 온세상 사람들이랑 벚꽃 구경을 실컷할 수 있었다. 근데 진짜 멋있어서 왜 다들 석촌호수로 벚꽃놀이 오는지 알겠더라.. 그 동안의 의문(사람 많은데 뭐하러 가나)이 해소되었다.

모두 회전초밥처럼 호수 주변을 돌며 사진을 찍고있었다.

대회까지 열심히 달렸다. 지나가는 계절도 느끼고 자연 구경도 하면서.

이렇게 기록 인증한거 모아보기는 처음인데 꽃 아니면 고양이 아니면 강가 풍경이라 진짜 중년이 되어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10km 코스를 신청했는데 대회 전까지 한번도 10km를 달려보지 못한채 참가하게 되어 매우 걱정스러웠던 나..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솔직히 대회장에 가기만 한다면 완주는 할 수 있다. 걸어서라도 들어오면 되니까^^ 

다행히 대회날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고 다같이 우르르 달리니까 혼자서 달릴 때 보다 시간도 금방 가고 거리도 짧게 느껴졌다. 

여의도에서 성산대교로 가는 코스가 평화롭고 한강도 예뻐서 기분 좋았다! 혼자서는 중간에 좀 포기했을 거 같은데^^ 같이 달리는 소모임 횐님이 있고 내가 뭔가 페이스를 맞춰줘야한다는 혼자만의 책임감 덕분에 포기하지 못하고 오히려 계속 독려하면서 완주했다. 같이 참가한 다른 분들도 첨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하고나니 뿌듯하고 재밌었다며 다음에도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역시~ 같이 달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빠른 기록은 아니지만 완주에 의의를 둔다^^! 

 

그리고 끝이 아니라.. 5월 초에 '여성마라톤'을 또 신청해버린 나.. 

10km 완주한지 얼마 안됐고 또 코스도 5km로 짧으니까 걱정없이 연습도 잘 안하고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대회 당일에 폭우가 당첨~

당일 아침에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대회 취소 안되나 몇 번이나 검색해봤지만 우천 시에도 그냥 진행한다는 가오있는 문자 메세지만 받았다. 참가비 아까우니까 우비에 모자에 장비로 무장하고 출발..

참가자들이 진짜 많았고 다들(나 포함) 제정신이 아닌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치만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생각했을 듯. 

이 대회가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연예인 MC 분들이 사회도 보고 서울 시장도 보고 마포구청장도 보고~ 유명인사들의 응원을 받으며 빗 속을 달렸다. 지금 생각해도 웃김 ㅋㅋ 나도 빗 속에서 달려보는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시원했지만 신발이 젖어서 무거워지니까 빨리 못뛰겠더라.. 그리고 예상 외로 완주하고 나서도 하나도 안힘들었다. 그냥 빨리 뛸걸^^ 하여튼 재밌는 추억.

 

5월은 달리기 좋은 계절이라 대회 후에도 계속 달렸다. 물론 달리고 맥도날드도 가고, 달리기 힘든 날에는 뛰는 대신에 자전거를 타기도 했지만. 덕분에 이렇게 좋은 노을도 보고 초록을 즐길 수 있었다.

6월이 되니까 정말 무섭게도 해가 길어졌고 낮에는 운동하기 힘들어졌다. 새들도 지쳐서 쉬는 계절.. 이제는 해 지고 나가서 뛰는데 조금만 달려도 땀이 엄청난다. 그래서 자꾸만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그치만 여름에는 또 땀나고 바로 샤워하고 나와서 시원하게 선풍기 바람 쐬는 재미가 있으니까 멈추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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