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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일기/연말결산

2. 테이스티 서울 마켓 Tasty Seoul Market - 후반부

 

 

새로운 시도

테이스티 서울 마켓이 동시대 식문화를 제안하는 브랜드임을 표방하는 만큼 디자인 외에도 그 특징을 살리고 싶었다. 마침 매장 오픈 시점이 로우프레스의 출판물인 <부엌>의 신간 출시와 비슷한 시점이었는데 또 마침 신간의 주제가 '집밥'이었다. 그래서 이 콘텐츠를 활용해 브랜드 큐레이션의 일환으로 한 코너를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당시 매장 내 팝업 코너의 운영 계획이 없다는 소식에 잘 됐다 싶었다. 우리 팀은 이 공간을 활용해 <부엌 8호>에 실린 레시피 몇 가지를 소개하면서 레시피와 연계된 상품을 같이 진열해 고객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런 기획은 이전에도 많이 얘기가 나왔는데 여러 여건상 실현하기 어려웠었다. 그러나 이번엔 신규 오픈이라는 좋은 구실도 있고 새 브랜드를 고객에게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막상 업무를 시작하니 예상보다 협의할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말은 꺼냈지만 일이 좀 커지는 것 같아서 같이 일하는 책임님에게 미안했다. (소통을 다 담당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오픈 막바지에 이르러 다들 정신없어서 헤매는 상태가 되는 걸 보자니 괜히 했나 싶고 심지어는 나도 업무를 못 챙기는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울면서 우여곡절을 이겨내 마침내 매장한 켠에 책 <부엌>과 레시피가 적힌 POP와 상품들을 진열하고 행잉 배너도 설치했다. 기본적인 상품 연출은 스타일리스트 선생님들이 해주셨지만, 오픈 직전까지 가서 좀 더 잘 보이고 예뻐 보일 수 있게 어설프지만, 이리저리 만져보기도 했다.

 

사진(c)현대백화점

 

오픈 후 약 일주일 정도 운영했던 기획이지만 이것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디자이너가 시각적인 표현뿐만 아니라 기획 측면에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서 실제로 실현하였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그전에는 하지 못했던 나름의 '고객 경험'을 고려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예상 모습과 결과물을 최대한 비슷하게 이끌어가려고 노력한 점과 브랜드 타겟층을 비교적 명확하게 설정한 점에서 스스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힘들었지만, 팝업 기획도 해냈다는 점에서도.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서는 힘들었고 동료가 있었고 우리 의견을 이해해준 유관 부서가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그에 비해 아쉬웠던 점을 굳이 떠올려보자면 브랜드 이미지도 확실하게 구분되는 포인트를 넣고 싶었지만, 생각만큼은 안나온 것 같다. 어떤 것이 부족했을까? 좀 더 컨셉을 뾰족하게 만들었어야 했을까? 라는 추측을 해본다. 다음에 비슷한 일을 해본다면 표현 방법에 있어서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그렇지만 짧은 준비 기간에서 이만큼 뽑아낸 것도 꽤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고생을 많이 했는데 (간만에 새벽까지 일해도 보고...) 그에 비해 화제성이 약간 떨어져서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아쉽다 ^^ 좀 더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고 유심히 매장을 살펴봤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 팀 손을 약간 떠난 부분도 있는데 부디 많이 변형되지 않고 지금 그대로 잘 유지되는 브랜드가 되기를!

 

 

 

 

크레딧

프로젝트 디렉터: 정의정

기획 & 매니지먼트: 박은하, 한경희

아트 디렉션 & 그래픽 디자인: 워크스

브랜드 카피라이팅 & 촬영 기획: 로우프레스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워크스, 박은하, 한경희

브랜드 일러스트레이션: 최지욱

디자인 도움: 플라이바이